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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참여

불통의 리더십 종말

이상훈 퍼실리테이터 2017. 3. 10. 22:11

오늘 하루종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인용에 대한 뉴스가 홍수를 이루었습니다. 저는 그 뉴스 중에 특히 뉴스1에서 보도한 "朴대통령 몰락 초래한 '불통의 리더십' 4년 ... 실패의 반면교사"라는 제목의 기사에 주목했습니다.


취임시 '소통과 통합'을 하겠다고 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히려 '불통과 분열'의 결과를 가져 온 것입니다. 과연 박 전대통령이 말한 '소통'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소통'의 의미와 다른 것은 아니었을까? 그동안의 박 전대통령의 행동과 말을 통해 생각해 보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쌍방향' 논의가 아니라 '일방향' 전달도 소통이라고 보았던 것 같습니다. '쌍방향' 논의의 토대는 대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마음인데, '일방향' 전달의 전제는 상대방을 낮춰보고 돌봐준다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쌍방향' 논의는 경청이 전제가 되는데, '일방향' 전달은 경청 없이 자신이 할 말만 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습니다.


박 전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할 때 한 기자가 '대면보고를 확대할 생각은 없나?'고 질문했을 때 비서들을 보면서 박 전대통령이 '대면보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묻는 영상을 우리는 모두 보았습니다. 그리고 헌재에 최후진술을 하는 전제조건으로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한 내용도 알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상대방을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기 때문에 그런 식의 말과 행동을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전대통령이 말한 '통합'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내용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탄핵심판을 하는 과정에서 촛불과 태극기로 편가르기를 조장하고 통합이 아닌 분열의 결과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소통이 아닌 불통이 있더라도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문제가 없었을 수 있습니다. 박 전대통령처럼 자신이 생각하는 '소통'의 의미로 리더가 말을 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대로 밀고 나아가는 카리스마 리더십이 더 바람직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박 전대통령의 탄핵인용의 심판결과를 보면서 이제 소통의 리더십이 정말로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소통은 단순한 전달이 아닌 진정한 쌍방대화를 할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 시대가 변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더 이상 리더가 자신의 우월적인 지위를 배경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리더십은 작동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 이번 사태를 통해 입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많다고 젊은 사람들을 윽박지를 수 없게 되었다고 봅니다. 또한 회사 사장이라고 직원들을 부당하게 대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부모라고 해서 자녀들을 때리고 역을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현재 갑을관계로 대표되는 위상의 차이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을 리더들이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한 마디로 민주주의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소박하게 진정한 '소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통으로는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형식적인 '소통'이 아닌 진심을 담아 경청하는 '소통'을 해야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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