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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반적인 소통에 대하여만 생각해 왔는데 남녀간의 연애를 소통이라는 시각에서 다룬 기사가 있어 발췌했습니다.

비인기남의 연애전략은 "스스로 여성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 외모나 학력 같은 비인기 요인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그런 일이 있을까 하는 의문은 들지만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는 TV드라마에서 그 연애전략을 잘 발휘하는 남자주인공을 통해 작가가 이를 잘 표현하여 공감을 얻은 결과를 통해 성공가능성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차별적인 커뮤니케이션 결과는 가사노동의 비율을 5:5로 분담하는 것이어서 조금 의문을 갖게 되기는 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감이 됩니다.


이처럼 소통은 모든 사람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고, 소통이 잘 안되는 시대에 이것이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다소 역발상적인 아이디어가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비인기남이라고? 소통이 문제야!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의 츠자키 히라마사(오른쪽)는 여성들에게 비인기남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그는 남에게 탓을 돌리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만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상대의 호감을 사는데 성공한다.ⓒ TBS
일본의 여성학자 우에노 지즈코 도쿄대 명예교수는 자신의 저서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에서 일본의 일부 젊은 남성론자들이 주장하는 '성적 약자론'을 지적한다. 연애와 성의 자유 시장화가 진행되면서 여성들이 인기남에게 집중하게 되고, 이때 발생하는 비인기남은 약자가 돼 연애가 힘들다는 것이 '성적 약자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들이 비인기남을 돌봐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우에노 교수는 성적 약자론이 여성을 언급하지 않기 때문에 이 자체가 젠더 비대칭성이라고 짚고 애초부터 이런 남성들은 가사 부담도 질 생각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성의 자유 시장에 한정된 매력 자원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학력이나 수입, 외모에 상관없이 인기를 끄는 남성들도 있다고 말한다.

우에노 교수는 그러면서 비인기남은 본인들의 자존심을 끊임없이 세워주는 여성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 대신 스스로 여성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 외모나 학력 같은 비인기 요인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해 4분기 수작으로 평가받은 TBS의 일본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이하 <도망치는 건…>)는 흥미로운 지점들이 있다.

이 작품은 가사노동의 가치를 알리고 미혼모, 취업, 결혼 등 사회 이슈를 부드럽게 내세워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계약결혼'이라는 틀을 통해 고용주인 남편이 가사노동을 하는 아내에게 월급을 지급한다는 설정이 주된 내용이다.

특히 이 드라마는 최근 일본 사회의 2~30대의 캐릭터를 잘 반영한 등장인물에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지속적으로 미혼율이 증가하는 일본에서는 연애에 소극적인 '초식남'을 넘어 연애에 무관심한 '절식남'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한 상태다. 고용불안으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 결혼 가치관 변화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의 발달로 인한 대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의 부족 등이 원인으로 고려되고 있다.

<도망치는 건… > 남편인 츠자키 히라마사(호시노 겐)는 번듯한 IT회사에 근무하고 집도 가지고 있는 그는 겉으로는 나무랄 때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35살이 되도록 단 한 번도 연애를 하지 못한 '프로 독신남'이다. 즉, 비인기남이다. 여자 앞에만 서면 의사소통이 서투르다. 그러다보니 연애에 대한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신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못한 것이 이유다.

그러나 히라마사는 소통의 문제에 대해서 어디까지나 자기자신의 문제로 생각한다. '내가 더 말을 잘했더라면, 내가 더 깊이 고민을 했더라면'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에서 그런 지점들은 답하게 그려지기도 하지만 남의 탓으로 돌리기 보다는 스스로의 문제라고 느낀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사실 히라마사에게 먼저 직접적으로 마음을 내미는 건 계약관계의 아내 모리야마 미쿠리(아라가키 유이)이다. 그는 고용주이자 계약관계에 있던 남편인 히라마사의 배려에 호감을 갖고, 먼저 '진짜' 애인이 되어달라고 요청한다. 여기에는 히라마사의 자존감을 살려주기 위한 의도도 포함돼 있다.

그렇다고 미쿠리가 우에노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무조건적으로' 히라마사의 자존감을 높여주진 않는다. 자신의 주장을 확실하게 이야기 하는 등 상대방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결국 둘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가정은 남편과 아내라는 공동경영책임자의 협의 속에 운영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다. 그러면서 가사노동의 비율을 거의 5:5의 비율까지 맞춘다. 가사노동까지 진지한 고민을 가졌다는 점에서 히라마사는 기성세대의 남성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드라마 트렌드에 영향을 미칠까

<도망치는 건…> 같은 흐름을 향후 일본 드라마에서 볼 수 있을까? 일본의 연애 작가 키요타 타카유키는 지난 7월 6일 TBS <문화계 토크 라디오 Life>가 주최한 '2016~2017 드라마는 어디로 가고있나'라는 주제의 좌담회에서 "<도망치는 건…>의 히라마사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데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가 말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차분히 듣는다. 이런 자세는 현대 남성들이 갖춘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미쿠리에게 반드시 동의를 얻고 일을 진행하는데 이것은 '인권 의식을 높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키요타 작가는 <아침이 온다>(2015)의 시라오카 신지로(타마키 히로시), 고다이 토모다츠(딘 후지오카),<콰르텟>(2017)의 벳푸 츠카사(마츠다 류헤이), 이에모리 유타카(타카하시 잇세이)와 6명의 명품 남성 조연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집안일을 함께하는 모습을 그린 <바이플레이어즈>(2017) 등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 남성들이 최근 드라마에 등장한다고 했다.

여성과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글을 쓰는 니시모리 미치요 작가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듣는 사람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있는지'의 관점에서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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